구글과 네이버와 애플과 삼성

구글은 미래지향적입니다

구글 로고

샌프란시스코에서 LA까지 22만 킬로미터를 무인자동차로 운전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샌프란시스코는 운전자에게 가장 까다로운 곳으로 손꼽히는 도시입니다). 탄탄한 무선 충전 기술도 보유했습니다. 초음속 전투기도, 인공위성도, 우주선도 소유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우주관광을 시작하거나 달 표면에 데이터센터를 짓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이런 구글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로, 너무 기술중심적인 DNA라는 것을 꼽고 싶습니다. 구글의 서비스에는 고객 응대채널이 아예 없습니다.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불편은 고객의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고, 기술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그래서 구글이 말아먹은 소셜서비스만 해도 10개가 넘습니다. 소셜을 사람, 사람들 간의 관계가 아닌 기술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사용자를 잘 다룹니다

네이버 로고

사용자의 니즈를 잘 캐치하고 그들을 내부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손에 쥔 것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성질을 지녔습니다. 모바일 시대로의 변화, 오픈 이노베이션을 선도하기는 커녕 따라가기에만 급급한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IT나 웹 생태계를 볼 때 쉽사리 무너지진 않겠지만, 지금 네이버 스스로도 위협을 느낀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손에 쥔 것이 단단한 바위가 아니라 모래임을 빨리 인정해야 합니다.

애플은 혁신적입니다

애플 로고

그러나 혁신은 지속성이 약합니다. 혁신이 멈출 때, 애플도 같이 멈춥니다.

애플의 내공과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그 가치를 추종하고 애플의 품에 안기길 원한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안드로이드 마켓에 이동통신사 결제를 도입하고, Android@Home을 내놓았습니다. 구글은 곧 모바일을 벗어나 전세계 가전기업과 손잡을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전자레인지를 만들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폐쇄성 또한 애플의 고집이고 가치이기 때문에, 그걸 버려야 한다고 쉽게 단언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애플은 잡스의 죽음이 아니라 혁신의 죽음을 걱정해야 합니다.

삼성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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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개척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흔히들 삼성을 fast follower라고 폄하하지만, 그렇게 2인자로 남는 것이 삼성의 가장 좋은 생존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first mover만이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위협들을 잘 극복해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삼성이 지금처럼 변화를 흉내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변혁을 이룬다면, 또 모를 일입니다.

저는 지메일을 사용합니다. 네이버 까페를 매일 방문합니다. 아이폰을 씁니다. 삼성 계열사에서 일한 경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는, 지금 제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몸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구글과 네이버와 애플과 삼성은 어떤 모습인가요?